1. 나만 아는, 내 안의 '뚝' 끊어지는 소리분명 낮까지만 해도 멀쩡했다. 아니, 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더 파이팅이 넘쳤던 것 같기도 하다. 회의 때 남들보다 큰 목소리로 의견을 냈고, 까다로운 거래처의 메일에도 영혼을 듬뿍 담아 친절한 답변을 보냈으니까.그런데 퇴근길, 꽉 막힌 지하철 안에서 이상하게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. 숄더백의 끈이 어깨를 파고드는 무게가 유독 납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지더니, 환승역의 그 수많은 사람 사이에 섞여 걷는데 문득 ‘내가 여기서 지금 뭘 하고 있나’ 하는 생각이 든다.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평소 좋아하던 플레이리스트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, 노래 가사가 뇌를 거치지 않고 그냥 고막만 징징 울릴 뿐이었다.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가방을 바닥에 툭 던져두고, 씻지도 않은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