퇴근길 버스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스마트폰을 켜면 금융 뉴스 창은 온통 붉은빛이다. "코스피 또다시 반등", "외국인 폭풍 매수세" 같은 자극적인 헤드라인들이 쏟아진다. 화면 속 숫자들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, 나만 빼고 세상 모든 사람이 여의도 자산 축제에 초대받아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는 것만 같다.그런데 참 기묘하지. 화면에서 눈을 돌려 마주하는 내 일상은 단 일 센티미터도 풍요로워진 적이 없다. 당장 오늘 저녁 식탁에 올릴 두부 한 모, 애호박 하나 집어 드는 것도 손이 떨린다. 단골 분식집 김밥 가격은 앞자리가 바뀐 지 오래고, 매달 통장에서 칼같이 빠져나가는 주택담보대출 이자 고지서를 보면 한숨을 넘어 헛웃음이 나온다.나라 밖은 전쟁과 갈등으로 갈수록 어지러워 공급망이 꼬였다고 하고..